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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즈위’(Azwie, 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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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데라, 그는 D급 죄수였다.
최악의 정치범인 D급 죄수의 면회는 6개월에 한 번, 편지도 한 통밖에 허용되지 않았다.
시계라는 건 있지도 않았다.
그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었으며 갈수록 죄책감만 늘어갔다.
간수는 일부러 그 신문기사를 오려 그가 보도록 했다. 그를 더욱 괴롭히기 위해서였다.
그러면 차라리 자살이라도 하겠지 여기며, 독방에 갇힌 지 4년째 되던 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이듬해에는 큰아들마저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 그는 장례식에도 참석할 수조차 없었다.
가족 역시 14년째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내와 딸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강제로 집에서 쫓겨나, 고립된 흑인 거주 지역으로 끌려갔다.
둘째 딸은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냥 내버려두라는 하소연뿐이었다.
누군가 자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삶은 절망 그 자체다.
이 끔찍한 무력감 앞에서 그는 아직도 더 견뎌야 하는 것인지, 얼마나 더 이대로 견뎌야 하는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14년 동안이나 보지 못한 맏딸이 자식을 낳았다고 찾아왔다.
면회가 고통스러울 법했지만, 그는 피하지 않았다.
"아버지, 그때 편지로 말씀드린 제 딸의 이름은 정하셨나요?"
그들에게는 할아버지가 손자의 이름을 지어주는 풍습이 있었다.
맏딸은 그 무수한 고난의 시간을 견뎌 어른으로 성장했고 결혼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딸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아버지를 찾아왔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쪽지를 내밀었다.
딸은 그 쪽지를 조심스럽게 펼쳐서 보고는 종이에 얼굴을 묻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겨우 참아냈다.
종이에 묻은 잉크가 눈물로 얼룩지고 있었다.
거기에 적혀 있는 글자는 다음과 같았다.
'아즈위’(Azwie,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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