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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년 엽서 / 이해인 詩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쳐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습니다
목숨까지도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2) 세모 / 정연복 詩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새해 첫날을 맞이했던 게
엊그제 일만 같은데
올해도 정말이지 꿈같이
바람같이 흘러갔다.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들
세모같이 앙칼진
마음으로 지낸 날들이 많아
좀더 너그럽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이제는 올해와
작별 인사을 해야 할 때
미운 정 고운 정 들었던
시간들 강물처럼 흘려 보내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동그라미의 마음으로 살자.
3) 송년 / 서윤덕 詩
삼백예순의 나날들
기쁨과 슬픔
아쉬움과 홀가분이 섞여있다.
우리 함께했기에 좋았던 한해
설레이며 새해를 맞아하자
4) 한 해, 당신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 이채 詩
오늘이 무거워 고개를 떨구고
묵묵히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살며시 다가와 어깨를 감싸며
햇님처럼 웃어주던 당신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꼭 하고 싶은 일도 망설이고 있을 때
'힘내' 라는 당신의 따뜻한 한마디는
용기없는 나를 새롭게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 어떤 시련도
우리에겐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은
'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을 몰아내는
가장 단단한 무기임을 배웠습니다
불평과 불만으로
누구를 원망하고 비난했을 때
너그러운 당신의 마음은
이해심이 부족한 나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봄볕에 새싹이 돋듯
다시 태어나는 나를 기대하며
소망의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슬기로운 당신의 가르침 덕분이 아니겠는지요
하루하루 은혜의 별들이
내 작은 가슴에서 은하수처럼 빛날 때
한 해 동안 베풀어주신 보석 같은 사랑
당신의 고귀한 그 사랑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고마운 당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송년회 / 김경렬 詩
노릇노릇 황혼일세 지화자 어절씨구
세상을 잊으리까 청춘을 잊으오리까
내일은 준조절충 지혜를 얻어 보리다.
6) 송년의 시 / 윤보영 詩
이제 그만 훌훌 털고 보내주어야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하루를 매만지며
안타까운 기억 속에서 서성이고 있다
징검다리 아래 물처럼
세월은 태연하게 지나가는데
시간을 부정한 채 지난날만 되돌아보는 아쉬움
내일을 위해 모여든 어둠이 걷히고
아픔과 기쁨으로 수놓인 창살에 햇빛이 들면
사람들은 덕담을 전하면서 또 한 해를 열겠지
새해에는 멀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찾고
낯설게 다가서는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올해보다 더 부드러운 삶을 살아야겠다
산을 옮기고 강을 막지는 못하지만
하늘의 별을 보고 가슴 여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7) 송년 인사 / 오순화 詩
그대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대 올해도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대 올해도 사랑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대 올해도 내 눈물 받아 웃음꽃 피워주고
그대 올해도 밉다고 토라져도 하얀 미소로 달래주고
그대 올해도 성난 가슴 괜찮아 괜찮다고 안아주고
아플 때마다 그대의 따스한 손길은 마법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대의 품은 오늘도 내일도 세상에서 가장 넓고 편안한 집입니다
그대가 숨 쉬는 세상 안에 내 심장이 뛰고 희망이 있습니다
그대 올해도 살아줘서 살아있음에 큰 행복 함께 합니다
8) 송년 / 박인걸 詩
출발은 언제나 비장했으나
종말은 항상 허탈이다.
동녘의 첫 햇살 앞에 고개 숙여
경건하게 다짐한 결심이 무참히 무너진 연종(年終)
거창했던 구호와
문신처럼 새겨 넣은 각오
작심삼일이 되어
모래성처럼 무너진 한 해
지나온 한 해를 생각하면
자괴감에 슬프고
이루지 못한 소망들은
환경 때문이 아니라
게을렀던 내 탓이다.
이맘때만 되면
내 모습은 점점 쪼그라들고
길바닥에 뒹구는
막돌멩이만큼 초라하다.
하지만 눈을 들어
새 캘린더를 바라본다.
잎만 무성한 나무아래
도끼가 날을 서고 있지만
다시 삼백 예순 닷새가 있기에
9) 송년의 시 / 김사랑 詩
우리가 사는 세상
봄, 여름, 가을, 겨울
돌고 돌아 세월은 가고
우리가 사는 인생
그 세월을 따라
흘러 흘러만 가네.
우리의 만남과 이별도
인연따라 시작되고
운명인 듯 끝인가 싶다 가고
다시 이어지는 사랑
이런 게 우리 연분인가요.
그러니 그대여
너무 아파하지 말아요.
지난 추억에 슬픔만 있다 해도
이제는 깨끗이 잊고
우리 다시 시작해봐요.
지금은 절망할 때가 아니라
인내의 시간이 흐를 뿐
시련의 계절도 지나가겠죠.
한 방울 눈물보다
환한 웃음이 필요해요.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땐
미련과 설렘이 교차되고
희망의 꿈을 꾸며
행복한 노래 불러요.
10) 송년 / 오보영 詩
어쩔 수 없이 널 보내야 하지만
너와 함께 했던 지난 세월
내겐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단다.
생동하는 봄엔 네게서
생기를 얻었고
푸르른 여름엔 너로
풍성함을 누렸고
단풍진 가을엔
네 고운 얼굴에 반했었으니까
때론
불어 닥친 폭풍우에
여린 몸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난
네가 있어
많이
행복했단다.
11) 송년의 시 / 정연복 詩
아침 햇살에 피어났다가
저녁 어스름에 지는
한 송이 꽃 같은
하루하루.
올 한 해도
바람같이 강물같이
삼백예순다섯 개의
오늘이 흘러갔다.
아쉽지만
슬퍼하지는 말자
세월의 꽃도 피고 지고
또다시 피어나느니.
12)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詩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 길 막돌멩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담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13) 송년의 노래 / 박금숙 詩
해가 저문다고
서두르거나 아쉬워하지 말자
처음부터 끝은 없었던 것
세월의 궤도를 따라
지칠 만큼 질주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는
어제의 일조차 까마득히 잊은 채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길을 돌아왔을 뿐
제각각 삶의 무게에 얹혀
하루해를 떠안기도 겨웠으리라
잠시 고된 짐 부려놓고
서로의 이마 맞대줄
따뜻한 불씨 한 점 골라보자
두둥실 살아있는 날은
남겨진 꿈도 희망도
우리의 몫이 아니겠는가
14) 송년의 노래 / 홍수희 詩
늘
먼저 떠나는 너는
알지 못하리
한 자리에
묵묵히 서서
보내야만 하는 이의
고독한 가슴을
바람에 잉잉대는
전신주처럼
흰 겨울을 온몸에
휘감고 서서
금방이라도
싸락눈이 내릴 것 같은
차가운 하늘일랑
온통 머리에 이고
또 다른
내일을 기다리고 섰는
송년의 밤이여,
시작은 언제나
비장(悲壯)하여라!
15) 송년의 詩 / 임영준 詩
언제 우리가 버둥거린다 해서
잠시라도 손 놓은 적 있었던가
숨 가쁘게 달려간다고
순풍에 돛 달린 적 있었나
누구는 순조롭게 다 이루어
환호성을 올리고 있을 것이고
누구는 상실과 낙망으로
분루를 삼키고 있을 것이지만
이쯤에서 모두 매듭짓지 않으면
가뿐히 싹트지도 않을 것
그래서 이런 마침표가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니겠나
어차피 저물어 가는 이 한 해
안타까워도 보내야 하고
아쉬워도 잡을 수 없는 것
무척 다행스럽게도 번듯한 무대가
또다시 떡하니 펼쳐진다는 것
느낌표 몇 개 찍어버리고 나서
열정적으로 써 내려갈 것들을
퇴고하고 조율하면 된다는 것
출구가 보이지 않아도 막연히
무언가 열릴 것이란 것만으로도
과감하게 닫아버릴 수 있지 않을까
16) 송년 편지 / 윤보영 詩
무심코 뒤돌아 보니
어느새 이곳까지 와 있다.
내일 모래가 새해!
그래도 한 해 동안
웃는 날이 더 많았기에
그런 나에게 감사를 전한다.
아쉽지만, 내 한 해를
아름다운 시간으로 마무리 해서
새해에게 전해 주련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덥다가 시원하고
눈까지 다시 내릴 새로운 한 해!
여건을 내게 맞추려 애쓰지 않고
오히려 환경에 적응해서
내가 주인 된 한 해를 만들어 가야겠다.
그러다 무심코 돌아봤을 때
오늘처럼, 내 멋진
한 해에게 감사를 전할 수 있게
가슴 가득 웃음꽃 활짝 피워
향기를 나누면서 살아야겠다.
17) 송년의 기도 / 이해인 詩
올 한 해도
친구가 제 곁에 있어 행복했습니다
평범하지만 진심어린
안부를 물어 오는 오래된 친구
잘 있지? 별일없지?
그의 웃음과 눈물 속에
늘 함께 있음을 고마워합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보다 깊은 신뢰로
침묵 속에 잘 익어
감칠맛 나는 향기
그의 우정은 기도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음악입니다
친구의 건강을 지켜주십시오
친구의 가족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18) 송년의 시 / 이명희 詩
가진 것 없었지만
마음만은 풍요롭게 살았습니다
눈치가 없이 우둔한 척
유순하게 살았습니다
정제되지 못한 것들의 균열이
심하게 범람해도
뜨거운 입김 토해내며
견디고 살았습니다
내려놓지 못한 삶의 무게
수많은 시간의 결을 거쳐
무의식의 심연에 도달한
가벼움 얻기까지 무거웠던 그 세월
이젠 아름답게 곧추세우는
배려의 감성 맛보며
시린 무릎 쓸어주렵니다
19) 가는 해 오는 해 길목에서 / 경한규 詩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아쉬움과 작은 안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립니다
봄볕 같은 햇살에
땅 끝이 다시 파릇파릇 되살아나
겨울이 겨울답지 않다고 투덜거리다가도
가던 길 멈추고 별빛 끌어내리면
이내
없는 이들의 가슴에 스미어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12월의 플랫폼에 들어서면 유난히
숫자 관념에 예민해집니다
이별의 연인처럼 22 23 24......31
자꾸만 달력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한 해 한 해
냉큼 나이만 꿀꺽 삼키는 것이
못내 죄스러운 탓이겠지요
하루하루
감사의 마음과 한 줌의 겸손만 챙겼더라도
이보다는 훨씬
어깨가 가벼웠을 텐데 말입니다
오는 해에는
이웃에게 건강과 함박웃음 한 바가지만
선물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홀로 떠있는 섬과 같습니다
못난 섬
멀리 내치지 않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 연말결산 / 이외수 詩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나간 날들은 망실되고
사랑한 증거도 남지 않았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자폐증에 빠져 있는 겨울풍경
속으로 눈이 내린다
시간이 깊어진다
인생은 겨울밤
얼음 밑으로 소리 죽여
흐르는 강물이다
21) 송년 / 김남조 詩
사방 꾸짖는 소리만
발 구르며 통분하는 사람만
이에 한 대답 있어
내 잘못이라
모두 내 잘못이라며
빌고 빌어 손바닥 닳고...
퍼렇게 언 살 터지는니
이렇듯 내 속죄 값으로
너희는 편안하여라
삼동의 아린 눈물
더하여
땅에 바라는 온갖 꾸지람을
피에 보태고 살에도 보태어
질기고 풋풋한 것들
모쪼록 너희는 소망하여라
나직이 말씀하는
해 저문 강산
22) 송년에 띄우는 안부 / 고은영 詩
살다 지고 그래도 살아지고 살아지고
어느 무명으로 와 부딪혔던 한 해요
혼을 열었으면 잎 진 나무처럼 쓸쓸했으랴
너의 말미에 선 내 모습은 다만, 부끄러움이라
오라 하지 않아도 많은 날이 오가고
단절로 고인 외로움을 몰래 접어 살았나니
저 들판을 달려오는 무수한 소리
저물어가는 신작로에서
뻔뻔한 수식어로 피던 욕망의 잣대를 들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어떤 소망을 꿈꾸었기에
한 해를 무감동으로 건너려는 것이냐
동짓달 서러움도 깊어졌나니
성에만 가득한 나의 뜨락에
궁핍한 아픔을 젖히고
은수(銀水) 같은 강물로 2009년이여 오라
백 년인들 견딜 수 없는 인생임에랴
초라한 가슴을 일으켜 거룩한 깃발로
어느 해보다 짙은 사랑과 감격을 들고 오라
23) 송년의 마음 / 김성구 詩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소망하던 꿈의 성취가
아직도 저만치 있어
아쉬움만 가득하여라
한해가 저물어 가는데
주님께 서원한 언약들이
온전히 이룬 것 하나 없어
죄송한 것뿐이어라
한해가 저물어 가는데
되돌아보는 발자취가
온전한 발자욱이 하나 없어
하염없는 눈물만 흘림이어라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오십 이주 빠진 이빨 헐렁이고
주일 밤 수요일 밤 예배시간
잊은 지가 오램이어라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과거에만 눈물 흘리고
슬퍼할 것 아님이여
일어나 새해맞이함이어라
흘러가는 세월 탓 말고
촌음을 아낌이여
결단의 포물선 크게 이루어
일어나 새 날 맞이함이어라
24) 마지막 달력 / 진장춘 詩
섣달 달력 한 장이
벽에 붙어 떨고 있다.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다.
달력이 한 장씩 떨어지면서
아이들은 자라고
철이 바뀌고
추억과 상처가 낙엽처럼 쌓인다
마지박 달력이 떨어지면
나무는 나이테를 만들지만
인간의 이마엔 주름이 늘고
인간은 한 해를 역사 속에 꽁꽁 묶어놓는다
새 달력이 붙고
성장과 쇠퇴가 계속되고
그리하여 역사는 엮어진다
크리스마스, 송년모음, 신년회
모임에 쫓겨 술에 취하다 보면
후회할 시간도 없이 훌쩍 세월은 넘어간다
마지막 달력이 남으면
아이들은 들뜨고
어른들은 한숨짓는다
그러면서 또 한 해가 역사 속으로 떨어져 나간다
25) 한 해를 보내며 / 정연화 詩
모두들 열심히 사셨습니다
최선을 다 하셨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두루두루 대인관계에 있어서
후회되는 일도 있겠지요.
서운한 일도 있겠지요.
좀 더 잘하고 살 걸
조금만 참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겠지요.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말 한마디에 웃고 울고
화내고 상처받고
또 위로하고 위로받고
그러면서 사는 게 인생입니다.
올 한 해 수고하셨습니다.
이루지 못한 소망 있으시다면
새해에는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우리 더욱 예쁘게 잘 살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6) 12월 31일의 기도 / 양광모 詩
이미 지나간 일에 연연해하지 않게 하소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따뜻한 사랑과
기쁨을 안겨주었던 크고 작은 일들과
오직 웃음으로 가득했던 시간들만
기억하게 하소서
앞으로 다가올 일을 걱정하지 않게 하소서
불안함이 아니라 가슴 뛰는 설렘으로
두려움이 아니라 가슴 벅찬 희망으로
오직 꿈과 용기를 갖고 뜨겁게
한 해를 맞이하게 하소서
더욱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바쁠수록 조금 더 여유를 즐기고
부족할수록 조금 더 가진 것을 베풀며
어려울수록 조금 더 지금까지 이룬 것에
감사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삶의 이정표가 되게 하소서
지금까지 있어왔던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니라
남은 생에 새로운 빛을 던져줄
찬란한 등대가 되게 하소서
먼 훗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그 때 내 삶이 바뀌었노라,
말하게 하소서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으리니
새해는 인생에서 가장 눈부신
한 해가 되게 하소서
27) 한 해의 끝자락에서 / 김용호 詩
우리의 선상(線上)에서
슬픔이 멈추기를
아픔이 멈추기를
불행이 멈추기를
허전함이 사라지기를
후회가 사라지기를
아쉬움이 사라지기를
우리의 미로(迷路)에서
기쁨이 찾아오기를
치유가 찾아오기를
행복이 찾아오기를
남아있던 그리움이 멈추고
남아있던 기다림이 멈추고
우리가 소망했던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기를……
한 해의 끝자락에서
소망합니다.
28) 송년의 강 / 백원기 詩
세상 존재하는 것은
앞으로만 가지 뒤로 가지 않는다
애타게 붙잡아도
속절없는 세월은
욕심껏 앞으로 가다가
기어이 해를 넘고 만다
늦은 저녁 한숨일랑 걷어내고
내달리는 세월의 강에
흘려보낼 것은 보내고
씻을 것은 씻어야지
버려야 할 것들
잔뜩 껴안고 있으면 뭣하나
갈등 속에 몸부림치다가
송년의 강에 띄워 보내는
근심 걱정 후회 실망...
그 대신 너의 빈자리를
사랑과 감사로 채워줄게
29) 송년 / 오보영 詩
너는 떠나가도
난
그대로 있단다
내 자리에서
내 모습 지켜 가면서
달라짐 없이
여전히
머물러 있단다
해가 바뀐다고
비록 네가 야단법석을 떨면서
내게로 향했던 맘 안면까지 바꾸어가며
그럴듯하게 치장을 한 숫자
뒤꽁무니 허상을 좇아 달려 나갈지라도
난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변함없이
나로
원래의 나로
남아 있을 거란다
30) 송년의 기도 / 정연복 詩
한 해를 보내며
깨끗이 이별하게 하소서
내 안에 오래 살아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미움과 시기와 불평
쓸데없는 불안과 걱정
가슴속에서
말끔히 도려내게 하소서.
단 한번뿐인 나의
소중한 생을 갉아먹는
나쁜 생각들과 습관들을
한데 모아
활활 불태워 버리고
새 삶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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