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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화이트 크리스마스 /  나태주   

     

    크리스마스이브  
    눈 내리는 늦은 밤거리에 서서  
    집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는  
    늙은 아내를 생각한다   

    시시하다 그럴 테지만 
    밤늦도록 불을 켜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빵 가게에 들러  
    아내가 좋아하는 빵을 몇 가지  
    골라 사들고 서서  
    한사코 세워주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며  
    20년 하고서도 6년 동안  
    함께 산 동지를 생각한다  

    아내는 그 동안 네 번 수술을 했고  
    나는 한 번 수술을 했다  
    그렇다, 아내는 네 번씩  
    깨진 항아리고 나는 
    한 번 깨진 항아리다  

    눈은 땅에 내리자마자  
    녹아 물이 되고 만다  
    목덜미에 내려 섬뜩섬뜩한  
    혓바닥을 들이밀기도 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이브 늦은 밤거리에서  
    한번 깨진 항아리가  
    네 번 깨진 항아리를 생각하며  
    택시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2) 크리스마스에 드리는 기도 / 김의중

    ​올 크리스마스엔
    창가에 촛불하나 켜 놓으렵니다.
    타는 촛불로, 밤새워
    시간의 의미를 헤아려보며
    메마른 가슴 외로운 눈물로 적시어
    작은 소망의 기도를 드리렵니다​

    용서하소서!
    내가 가졌던 탐욕을...
    남에 대해 편협하며, 이기적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태만함까지...
    다른 무엇보다 진실하지 못했음을...

    ​마음을 열고
    새로운 눈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녹색의 작은 별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세계
    이 땅에 사는 누구나
    맑은 영혼과 따뜻한 가슴을
    소유하게 하소서.​

    기아와 질병과 전쟁이 없는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세상...
    크리스마스에 오신 이의 마음처럼
    녹아내리는 이 촛불이
    소망의 빛이 되어
    우리 가슴을 채우게 하소서.


    3) 성탄 편지 / 이해인  

    친구여, 알고 계시지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제가 드릴 성탄 선물은
    오래 전부터
    가슴에 별이 되어 박힌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 안에 꽃피고 열매 맺은
    우정의 기쁨과 평화인 것을.

    슬픈 이를 위로하고
    미운 이를 용서하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집이 되어
    등불을 밝히고 싶은 성탄절
    잊었던 이름들을 기억하고
    먼데 있는 이들을
    가까이 불러들이며 문을 엽니다.

    죄가 많아 숨고 싶은
    우리의 가난한 부끄러움도
    기도로 봉헌하며
    하얀 성탄을 맞이해야겠지요?
    자연의 파괴로 앓고 있는 지구와
    구원을 갈망하는 인류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예수님을
    우리 다시 그대에게 드립니다.

    일상의 삶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주님의 뜻을
    우리도 성모님처럼
    겸손히 받아 안기로 해요.
    그 동안 못다 부른 감사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로 해요.

    친구여, 알고 계시지요?
    아기예수의 탄생과 함께
    갓 태어난 기쁨과 희망이
    제가 그대에게 드리는
    아름다운 새해 선물인 것을….

     


    4) 성탄절을 앞두고 / 박목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내외가
    돋보기를 서로 빌려가며
    성경을 읽었다.
    눈이 오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마태복음 1장 2장
    읽을수록
    그 신비
    그 은총
    너무나 감사해요.
    아멘.
    그리스도의 탄생 안에서
    우리는 거듭나고
    차분한 마음으로
    성경을 읽었다.
    이 연령에
    범죄할 리 없을 것 같다.
    그럴수록 남은 여생을
    얼룩 없이 살기를 다짐하며
    우리들의 앞길에도
    순결한 축복의 눈이 쌓이고
    깨끗하기를 간구한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가까왔군요.
    그렇군.
    올해 성탄절에는 성가대에 끼어
    우리도 큰 소리로
    구주 예수 오셨네를 부르며
    골목을 누벼볼까요.
    함박눈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벌써부터
    성탄절 새벽의
    경건한 아침 공기가
    방 안에 서려왔다.


    5)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위한 사랑의 기도 / 이채  

    성탄의 종소리
    온 누리의 축복으로 울려 퍼질 때
    미움과 미움은
    용서의 강물로 흐르게 하시고
    마음과 마음은
    기쁨의 합창으로 메아리치게 하소서

    하늘의 은총
    지상의 눈꽃으로 피어날 때
    욕심과 불만은
    눈처럼 하얗게, 가볍게 하시고
    행복과 행복이
    감사의 꽃으로 찬란하게 하소서

    평화의 메시지
    온 누리의 숭고한 빛으로 은혜로울 때
    스스로 비우고 낮아지는
    겸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비로소 화합으로 하나 되는 세상
    사랑과 사랑으로 가슴 벅찬 희망이게 하소서


    6)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 김시태  

    너무 많이 걸었습니다.
    희미한 고향집과 어머니,
    그 개구쟁이들,
    그들을 도로 돌려주소서.
    조그만 카드 속에 정성을 담던
    그 소년들도 돌려주소서.
    첫아이 보았을 때 기도 드리던
    그 아빠와 엄마도 돌려주소서.
    아이들과 손잡고 이야기하며
    성당을 찾던 그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한번 더 그 종소리 듣게 하시고
    눈 내리는 아침을 걷게 하소서.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소서

     


    7) 흰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 박화목  

    흰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내가 어렸을 그 옛날같이.

    초롱불 밝히며 눈길을 걷던
    그 발자욱 소리, 지금 들려온다.

    오, 그립고나, 그 옛날에 즐거웠던,
    흰 눈을 맞아가면서
    목소리를 돋우어 부르던 캐럴

    고운 털실 장갑을 통하여, 서로
    나누던 따사한 체온.

    옛날의
    흰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8) 성탄빛 / 홍수희  

    해마다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반짝이는 카드에도
    한 아름의 선물에도
    우리 아기님
    뵈올 수 없네

    거룩한
    아기 예수 어디
    나셨을까

    내 마음의
    별 따라 가보자

    도시의 외양간을
    찾아서 가보자
    냄새나고
    축축한 외양간을
    찾아서 가보자

    마음이 억눌린 이여
    고달픈 육신 갇혀있는 이여
    가난으로 촛불 한 자루
    준비하지 못하는 이여

    축제의 날엔
    두 배로 슬퍼지는 이
    지금 마음이 가장
    쓸쓸한 이여

    그대 맘을 찾아가
    경배하리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그 곳에 우리 아기
    오시리


    9)  당신이 오신 기쁨 / 이해인  

    색종이를 오려서
    우리집 유리창에 별을 달듯이 

    오늘은 우리 마음의 창마다
    당신의 이름을 별처럼 걸어놓고
    당신이 오신 기쁨을 노래합니다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
    당신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은방울 쩔렁이며 노래합니다  

    사랑의 화음에 맞추어 당신을 찬미하며
    우리 모두 하나가 됩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세계에서
    모든 이가 사랑이신 당신 안에
    당신을 부르며 하나로 태어납니다  

    어서 오십시오, 예수님
    우리의 별이 되신 예수님

     


    10)  메리 크리스마스 / 박목월  

    크리스마스 카드에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참말로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누굴 기다릴까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그런 날에
    외딴 집 굴뚝에는
    감실감실 금빛 연기
    감실감실 보랏빛 연기

    ㅡ 메리 크리스마스
    ㅡ 메리 크리스마스


    11) 성탄절 / 김남조  

    기뻐하라 주의 강림이시다
    머리 위엔 만국기 만국의 왕께서 오셨으니
    어리신 구세주를 황공히 안아보리라  

    겨울 하상에도 은총의 목화밭 돋아나고
    못 믿을지언정 이젠 우리 춥지 않으리
    절망하지 않으리 

    거룩한 복음서는
    광야의 바람 내음이 묻은 채
    뜨거운 사신을 펼쳐지고  

    사람 하나에게마다
    성령이 거하실 집을 두시니
    기뻐하고 기뻐하라  

    오늘 오시고 영영 떠나지 않으실
    구세주 강림이시다


    12) 성탄절 가까운 / 신경림  

    살아오면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얻었나보다
    가슴과 등과 팔에 새겨진
    이 현란한 무늬들이 제법 휘황한 걸 보니
    하지만 나는 답답해온다 이내
    몸에 걸친 화려한 옷과 값진 장신구들이 무거워지면서  

    마룻장 밑에 감추어 놓았던
    갖가지 색깔의 사금파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교정의 플라타너스 나무에
    무딘 주머니칼로 새겨넣은 내 이름은 남아 있을까
    성탄절 가까운
    교회에서 들리는 풍금소리가
    노을에 감기는 저녁
    살아오면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버렸나보다

     


    13)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 김시태  

    너무 많은 걸 잃었습니다
    희미한 고향집과 어머니
    그 개구쟁이들,
    그들을 도로 돌려 주소서
    조그만 카드 속에 돌려 주소서
    첫아이 보았을 때 기도 드리던
    그 아빠와 엄마도 돌려 주소서
    아이들과 손잡고 이야기하며
    성당을 찾던 그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한번 더 그 종소리를 듣게 하시고
    눈 나리는 아침을 걷게 하소서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소서


    14) 크리스마스와 우리집 / 김현승  

    동청冬靑 가지에
    까마귀 열매가 달리는
    빈 초겨울 저녁이 오면
    호롱불을 켜는 우리 집  

    들에 계시던 거친 손의 아버지
    그림자와 함께 돌아오시는
    마을 밖의 우리 집은 접시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어도,

    웃는 우리 집
    모여 웃는 우리 집  

    소와 말과
    그처럼 착하고 둔한 이웃들과
    함께 사는 우리 집  

    우리 집과 같은
    베들레헴 어느 고셍서
    우리 집과 같이 가난한
    마음과 마음이 따스한 꼴 위에서,  

    예수님은 나셨다
    예수님은 나신다


    15) 행복 산타 / 윤보영  
      
    산타를 만나고 싶다.
    살아가면서
    내가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
    내 일상을 선물로 만들어 주는 사람! 

    늘 얼굴에 미소가 일게 해주는 사람
    가슴에서 향기가 나게 만들어 주는 사람!

    행복한 나를, 내가
    알아볼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사람
    그 행복을
    나누며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지난 밤 꿈속에서 산타를 만났다
    내 생각과 행동을
    그렇게 이끌어 주는 사람
    내 안의 나를 만났다. 

     


    16) 성탄절에 드리는 기도 / 이해인  

    오늘도 하루 시작하면서 당신앞에 경견히 않아
    제 마음의 사랑을 드립니다

    사랑이신 당신이여, 당신께서 지어주신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 제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당신이 주신 세상에서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찾으려 합니다

    이 하루를 맞이하는 가운데
    인간이 이연의 소중함을 알고 살아가듯
    당신과의 만남도 소중한 사랑임을 잊지 않게 도와주소서

    오늘 하루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을 만나며
    그들과 스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제 마음안에 고이 간직하게 하소서

    그리고 늘 그들을 대하는 제 마음을 소홀하지 않게
    당신의 많은 사랑과 지혜를 허락하소서

    사랑이신 당신이여, 제 안에 계신 사랑의 당신이시여,
    미약하고 나약한 제 마음 꼭 붙잡아 주시기를 
    이 시간 간절히 청하오며
    제 옆을 스치는 인연을 사랑하며 살게 하소서 

    때로는 인연이란 고리를 내세워 스치면서 고울수도 있지만
    때로는 예기치못한 대립으로 미워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 거두어 주시어
    미움 마음을 고운 마음으로 다가갈수있는 삶을 허락하소서

    세상을 사랑하신 당신이시여,
    당신을 사랑하듯 당신이 허락하신
    이세상 모든 만물을 사랑하며 살게 도와주서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것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라볼수 있도록
    도움 첳하오며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사랑이신 당신이시여, 제 작은 마음을 봉헌하며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깨어나게 하소서 아멘!


    17) 크리스마스의 추억  / 고은영  

    어쩌다 친구 꾐에 빠져
    예배당 관사 높은 지붕에 올라간
    날 두고 사다리를 치워 버린
    친구가 원망스러웠을 때

    혹여 예배당 지붕 위에서
    이름 없는 귀신이 될까
    두려움에 겁도 없이 지붕 밑으로 뛰어
    고공 법을 구사하든 어린 시절

    할머닌 늘 그랬다
    "예배당이 니 할애비 집이냐?"라고
    그러면 나도 속이 상해서 꼬박
    "네 할애비 집 맞는데요!"
    되받아치던 유년

    꼭 크리스마스 즈음만
    교회 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 년 중 그때가 가까워지면
    언제나 예배당을 기웃거렸다

    정말 크리스마스에 나눠주던
    사탕과 따끈한 빵이
    그리워 간 것은 아니었다

    여름날은 맨드라미가
    붉은 얼굴로 깔깔거리고
    봉선화 채송화도 단아한 모습으로 피어있던
    그래서 늘 예배당은 내게 많은
    신비를 지닌 비밀한 정원이었다

    찬란하게 반짝이는 별이 달린 트리와
    무대 위 올려지던 다윗 이야기며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세상에 오신
    거룩한 이야기들

    내 유년의 크리스마스는 항상
    내게 행복을 선물하는 요람이었다
    꼭 빵이 그리워 사탕이 그리워
    예배당을 다닌 것은 아니었다


    18) 성탄절을 앞두고 / 박목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내외가
    돋보기를 서로 빌려가며
    성경을 읽었다.
    눈이 오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마태복음 1장 2장
    읽을수록
    그 신비
    그 은총
    너무나 감사해요.
    아멘.
    그리스도의 탄생 안에서
    우리는 거듭나고
    차분한 마음으로
    성경을 읽었다.
    이 연령에
    범죄할 리 없을 것 같다.
    그럴수록 남은 여생을
    얼룩 없이 살기를 다짐하며
    우리들의 앞길에도
    순결한 축복의 눈이 쌓이고
    깨끗하기를 간구한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가까왔군요.
    그렇군.
    올해 성탄절에는 성가대에 끼어
    우리도 큰 소리로
    구주 예수 오셨네를 부르며
    골목을 누벼볼까요.
    함박눈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벌써부터
    성탄절 새벽의
    경건한 아침 공기가
    방 안에 서려왔다.

     


    19) 성탄절의 기도  / 진장춘  

    주여 지난 날 헛되이 보낸 성탄절을 용서하시고
    올해는 성탄의 의미를 바로 새기게 하소서.
    왕궁이 아닌 누추한 말구유에 임하신 까닭을 알게 하소서.
    가난한 목동의 인사를 먼저 받으신 의미를 깨닫게 하소서.

    인류의 죄를 십자가로 보속하기 위해
    가장 낮고 누추한 곳으로 오신 예수님
    영광이 아닌 가난과 고통을 받으러 오신 예수님
    저도 당신과 함께 낮은 곳으로 임하게 하소서.

    헛된 욕망을 비우고
    가난한 마음이 되어
    아기 예수님 모실
    정결한 말구유 하나 마련하게 하소서.
    비움과 나눔과 겸허한 마음으로
    기쁘게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게 하소서.
    어려운 이웃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하소서.

    오소서 아기 예수님!
    내 마음에 오소서.
    간절히 비오니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소서.


    20) 성탄을 일흔 번도 넘어 / 구상  

    성탄을 일흔 번도 넘어 맞이하고도
    나의 안에는 권능의 천주만을 모시고 있어
    저 베들레헴 말구유로 오신
    그 무한한 당신의 사랑 앞에
    양을 치던 목동들처럼
    순수한 환희로 조배할 줄 모르옵네. 

    성탄을 일흔 번도 넘어 맞이하고도
    나의 안에는 허영의 마귀들이 들끓고 있어
    지극히 높은 데서는 천주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좋은 사람들에게 평화'
    그날 밤 천사들의 영원한 찬미와 축복에
    귀먹어 지내고 있습네. 

    성탄을 일흔 번도 넘어 맞이하고도
    나의 안에는 안일의 짐승만이 살고 있어
    헤로데 폭정 속, 세상에 오셔
    십자가로 완성하신
    그 고난의 생애엔 외면하고
    부활만을 탐내 바라고 있습네.

    성탄을 일흔 번도 넘어 맞하여도
    나 자신 거듭나지 않고선 
    누릴 수 없는 명절이여! 


    21)  날마다 성탄일 / 정연복  

    소중하지 않은 시간은
    세상에 없습니다

    모든 시간이
    아주 똑같이 소중합니다.

    아직은 우리가 살아 있어
    날마다 '시간'이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을 넘으면
    시간은 우리에게서 영영 멀어집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만 누릴 수 있는
    최고로 귀한 선물인 '시간'을

    우리는 매 순간
    의미 있는 일들로 채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우리는 뜨겁게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 가슴속 사랑의 불이 식었다면
    한시바삐 그 불을 다시 피워야 합니다.

    우리는 어느 날에라도
    사랑의 신(神)을 맘속에 모실 수 있습니다

    사랑의 천사인 아기 예수가
    언제라도 우리 맘속에서 태어날 수 있습니다.

    단지 12월 25일뿐만 아니라
    일년 365일 모든 날이

    똑같이 귀하고 거룩한 날이요
    성탄일(聖誕日)이 될 수 있습니다.

     


    22) 크리스마스 케익 / 남정림  

    어제밤 하느님께서
    크리스마스 케익을 만드셨나봐
    새하얀 밀가루를 고운 채로
    흔들흔들 흔드셨나봐

    꿀맛 프로스팅도 잊지 않으셨지
    앙증맞은 성탄별, 공, 지팡이
    장식도 올린 하느님표 수제 케익

    쌔근쌔근 잠든 어린이들 머리맡에
    두고 오라는 하느님 말씀에
    천사들의 날개짓이 빨라졌지

    간밤에 내린 눈은
    천사들의 입김이 꽁꽁 얼어붙은 것일까


    23) 성탄 예찬 / 도지현  

    기독교인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설레는지
    모태 불교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처님을 믿어왔는데
    어쩌자고 크리스마스만 돌아오면
    무언가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
    그 마음은 어렸을 때나
    반백을 넘어서 황혼으로 가는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렇다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말구유에서 태어나셔서
    고난의 길, 그 길을 걸어오시면서
    얼마나 많은 박해를 받으셨는지
    십자가에 못 박히시면서도
    인간 사랑을 멈추지 못하신 예수님
    하늘의 영광, 땅의 평화
    그분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맑은 영혼으로 서로 사랑해야 할 것이야.


    24) 크리스마스이브의 기도 / 정연복  

    올해는 산타클로스가 어떤 선물
    가져오실까 궁금해 하면서 

    머리맡에 긴 양말을 놓고 잠들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합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지요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꿈결에도 산타를 기다리면서. 

    바람같이 흐르는 세월에
    어느새 반백의 노인이 된 나 

    오늘밤이 다 가기 전에
    어느 누구에게 산타가 되게 하소서.

     


    25) 아기 예수 나심 / 박두진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우리들 오늘 누구나
    스스로의 삶의 의미 스스로가 모르는
    흔들리는 믿음과 불확실한 소망
    사람이 그 말씀대로
    사랑할 줄 모름으로 불행한 이 시대
    어둡고 외로운 쓸쓸한 영혼을 위해서 오시네.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우리들 오늘 이 세계
    눌린 자와 갇힌 자
    빈곤과 질병과 무지에 시달리는 자
    심령이 가난하고 애통하는 자
    진리와 그 의를 위해 피 흘리는 자
    마음이 청결하고 화평케 하는 자를 위해 오시네.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그 십자가
    우릴 위해 못 박히신 나무틀의 고난
    사랑이신 피 흘림의 영원하신 승리
    죽음의 그 심연에서 부활하신 승리
    성자 예수 그리스도 우리들의 구세주
    베들레헴 말구유에 오늘 오시네.


    26) 첫 번 크리스마스 / 임종호  
      
    너무 어두워
    길 못 찾고
    아우성 소리로만 가득하던
    땅에
    주께서
    빛 되어 내리시다
    소리 없이 내리시다


    27) 크리스마스트리 / 남정림  

    성당 크리스마스트리에
    걸어 둔 하트 쪽지에

    늦은 오후의 햇살 한줄기
    오래오래 머문다.

    천사가 손전등 비춰가며
    내 쪽지 읽고 있나 봐.

    예쁜 소원아!!
    빨랑빨랑 
    대장 천사의 손길 타고
    흰 눈처럼 내게로 내려와.

     


    28) 크리스마스 / 전병석  

    올해도 아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웠다
    전원을 넣자
    하늘의 별들이 콩알처럼 몰려왔다
    어둠에 묻힌 밤
    지상으로 내려온 별들의 노래
    루돌프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사람들은 산타를
    흥청흥청 기다린다
    영광이 둘린 밤
    누구에게 부칠까
    크리스마스 카드를 그리는 아내
    누구 등불을 켤까
    베들레헴 말구유 예수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올해도 아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웠다


    29) 성탄절 / 정호승  

    고층 아파트 입구
    크리스마스트리가 차에 치여 넘어졌다
    사람들이 달려와
    크리스마스트리에 차가 치였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어떤 이는
    쓰러진 크리스마스트리를 발로 차기도 한다
    떨어진 종이 별들은 땅바닥에 나뒹굴다가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눈은 내리지 않는다.
    12월이 지났으나
    성탄절은 오지 않는다.


    30) 성탄절의 촛불 / 박목월  

    촛불을 켠다.
    눈을 실어나르는 구름
    위에서는 별자리가
    서서히 옮아가는 오늘 밤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내리는 지상에서는
    구석마다 촛불이 켜진다.

    믿음으로써만
    화목할 수 있는 지상에서
    어느 곳에서 켜든
    오든 불빛은
    그곳으로 향하는 오늘 밤

    작은 베들레헴에서
    지구 반 바퀴의 이편 거리
    한국에는 한국의 눈이 내리는 오늘 밤
    촛불로 밝혀지는
    환한 장지문 촛불을 켠다.

     


    1) 화이트 크리스마스 /  나태주  
    2) 크리스마스에 드리는 기도 / 김의중
    3) 성탄 편지 / 이해인
    4) 성탄절을 앞두고  / 박목월
    5)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위한 사랑의 기도 / 이채
    6)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 김시태
    7) 흰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 박화목
    8) 성탄빛 / 홍수희
    9) 당신이 오신 기쁨 / 이해인
    10) 메리 크리스마스 /  박목월
    11) 성탄절 / 김남조
    12) 성탄절 가까운 / 신경림
    13)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 김시태
    14)크리스마스와 우리집  / 김현승
    15) 행복 산타 / 윤보영
    16) 성탄절에 드리는 기도 / 이해인
    17) 크리스마스의 추억 / 고은영
    18)성탄절을 앞두고 / 박목월
    19) 성탄절의 기도 / 진장춘
    20)성탄을 일흔 번도 넘어  / 구상   
    21)  날마다 성탄일 / 정연복
    22) 크리스마스 케익 / 남정림
    23) 성탄 예찬 / 도지현
    24) 크리스마스이브의 기도  / 정연복
    25)아기 예수 나심 / 박두진
    26) 첫 번 크리스마스 / 임종호
    27) 크리스마스트리 / 남정림
    28) 크리스마스/ 전병석
    29) 성탄절 /  정호승
    30) 성탄절의 촛불 / 박목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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