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에서 나쁜 일을 많이 하다가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 죄인에게 가브리엘 천사장이 물었다. “너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에 천사를 셋이나 만나 보지 않았더냐?" "천사장이시여! 저는 천사들을 만나지 못하였나이다.” "그렇다면 너는 늙어서 허리가 굽고, 지팡이를 짚고, 어정어정 걸어 다니는 사람을 못 보았다는 말이냐?" "천사장이시여. 그런 노인들이라면 얼마든지 보았나이다." “너는 그 천사를 만나고서도 네가 언젠가는 늙어 저처럼 될텐데 서둘러 착한 일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더란 말이냐. 그래서 오늘의 이 지옥불을 받게 되었다. 너는 또 병들어 혼자는 눕지도 일어나지도 못하고,측은한 자를 보지 못하였더냐?" "천사장이시여, 그러한 병자라면 ..

. 대학에 교수로 재직 중인 형부는 매일 전철을 타고 혜화역에 내립니다. 형부가 나가는 전철역 출구에는 언제나 중년의 걸인이 앉아 있습니다. 한겨울이던 그날도 그 걸인이 추위에 떨며 잔뜩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앞에서 초등학교 저 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계속 그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수없이 아이의 어깨를 치고 갔습니다. 아이는 이리저리 피하면서도 계속 그 걸인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아이가 신기해서 형부 역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왜 저러나 ' 하며 아이를 관찰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있더니 아이 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발걸이 떨어지지 않는지 자꾸만 뒤돌아보았습니다. 형부는 아이를 쫓아가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그 아저씨 봤어? 불쌍해서 봤어?” ..

. 처음으로 회사에 취직하여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설렘과 함께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그 사람은 저보다 열 살이나 더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서른두 살의 노총각이었지만 그 사람은 모든 여직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매일 그를 보는 기쁨으로 출근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저를 어린 학생처럼 대할 뿐이었습니다. 화장을 진하게 해보기도 하고 야한 옷차림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는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작전을 세웠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날마다 그의 책상 위에 꽃을 꽂아 놓기도 하고 시집을 읽다 좋은 글이 있으면 예쁜 카드에 적어 올려놓았습니다. 드디어 그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카드에 적힌 글을 읽어 보고는 허공을 향해 큰소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