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

.
공주처럼 귀하게 자라서 부엌일을 거의 안 해본 여자가 결혼해서 처음으로 시아버지 밥상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걸려 만든 반찬은 그런대로 먹을 만한데, 문제는 밥이었습니다.

 


“식사준비가 다 되었느냐?”는 시아버지의 말에 할 수 없이 밥 같지 않은 밥을 올리면서 죄송한 마음으로 며느리가 말했습니다.

 


“아버님, 용서해 주세요.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것을 해왔습니다. 다음부터는 잘하겠습니다.”

 


혹독한 꾸지람을 받을 각오를 하고 있는 며느리에게 시아버지는 뜻밖에도 기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가야, 참 잘됐다. 실은 내가 몸살기가 있어서 죽도 먹기 싫고 밥도 먹기 싫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것을 해왔다니 정말 고맙구나.”

 

 

 


‘그동안 친정에서 뭘 배웠냐, 대학은 폼으로 나왔냐...’ 등등으로 상처를 줄 법도 한데, 그러지 않으시고 오히려 무안해할 며느리에게 따뜻한 말을 하신 시아버지는 정말 지혜로우신 분입니다.

 


그 지혜와 인격과 성품으로 그 시아버지는 평생 극진한 섬김을 받았습니다.

 

 

 

<옮겨온 글>

 

 

 

반응형

'세상의 따뜻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해 보는 장사 *  (0) 2023.02.10
포도 한송이 *  (0) 2023.02.08
빵을 훔친 여인 **  (0) 2023.02.08
친구 부인의 닭도리탕 집 *  (0) 2023.02.06
아빠가 사는 집 *  (0) 2023.02.04
밀린 집세 *  (0) 2023.02.0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