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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 난 사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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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돌아가신 저희 시부모님은 생전에 트럭에 과일을 가득 싣고 팔았는데 남편은 어린 시절 팔고 남은 과일을 식사 대신 먹던 가난할 때의 기억에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남편이 어느 날 사과를 잔뜩 사 들고 들어왔습니다.
남편이 사과를 사 온 것도 신기한데 사온 사과들은 하나같이 모나고 상처 난 것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남편에게 싫어하는 사과를, 그것도 상태도 좋지 않은 것을 사 왔느냐고 물었지만 남편은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이후 남편은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계속 모난 사과를 사 들고 들어왔지만, 남편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 캐묻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과 함께 가는데 한 할머니가 남편을 보고 말했습니다.
"사과 사러 왔어? 오늘은 때깔 좋은 놈들로 골라놨으니까 이거 가져가. 상처 난 사과 그만 사 가고."
남편은 할머니한테 넉살 좋게 말했습니다.
"조금 삐뚤어진 사과가 달고 맛있어요."
상처 난 사과만 잔뜩 골라 산 남편은 저에게 미안하듯 말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안 팔려서 할머니가 집에 가져가서 먹기 싫어하는 손주 애들한테 먹인다고.
다른 좋은 것 팔고 그 돈으로 손주들한테 맛있는 거 사주면 좋잖아.
할머니가 이런 장사하는 거 정말로 힘들기도 하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도 나고 해서..."
<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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