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가 세차게 내리던 금요일 오후, 은행에서 볼일을 보고 버스에 올랐다. 종점까지 가야 했던 난 제일 뒷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내 앞 좌석에 앉은 두 소년이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잠시 뒤 한 친구가 내리고 내 바로 앞 소년만이 남게 되자 그제야 조용해졌다. 몇 정거장 지나 할머니 한 분이 힘겹게 차에 올랐다. 뒤따라 사람들이 하나둘씩 차에 오르는 동안 할머니는 안절부절못하며 앞쪽에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내 앞에 있던 소년이 일어섰다. ‘아까 친구와 하는 얘기로는 내리려면 멀었는데 벌써 내리나’ 싶어 괜한 궁금함에 소년을 지켜봤다. 소년은 앞으로 가 할머니를 모셔 오더니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내드렸다. 할머니는 자리에 앉자마자 보따리에서 무언가를 꺼내 소년의 손에 쥐어 주었다..

얼마 전 있었던 일입니다. 무거운 짐을 든 할머니 한 분이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 올라 선 할머니는 바닥에 짐을 내려놓고 차비를 내기 위해 가방을 뒤졌습니다. 하지만, 돈은 없었습니다. 할머니는 버스운전기사에게 다가가 "기사양반 미안한데 돈이 없구려..."라고 말했습니다. 말을 듣자마자 운전기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습니다. 그리고는 차도 출발시키지 않고서,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돈도 없는데 왜 타요! 내리세요.!" 할머니는 무안해서 계속 미안하다고만 했고, 마침 출근길인 손님들도 많았습니다. 손님 중에는 운전기사처럼 화를 내며 그냥 출발하라는 사람도 있었고, 할머니더러 내리라며 툴툴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한 고등학생이 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 요..

. 비가 세차게 내리던 금요일 오후, 은행에서 볼일을 보고 버스에 올랐다. 종점까지 가야 했던 난 제일 뒷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내 앞 좌석에 앉은 두 소년이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잠시 뒤 한 친구가 내리고 내 바로 앞 소년만이 남게 되자 그제야 조용해졌다. 몇 정거장 지나 할머니 한 분이 힘겹게 차에 올랐다. 뒤따라 사람들이 하나둘씩 차에 오르는 동안 할머니는 안절부절못하며 앞쪽에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내 앞에 있던 소년이 일어섰다. ‘아까 친구와 하는 얘기로는 내리려면 멀었는데 벌써 내리나’ 싶어 괜한 궁금함에 소년을 지켜봤다. 소년은 앞으로 가 할머니를 모셔 오더니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내드렸다. 할머니는 자리에 앉자마자 보따리에서 무언가를 꺼내 소년의 손에 쥐어 주었다..

.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빈자리가 있어 기분 좋게 앉았는데 잠시 뒤 스물한두 살로 보이는 예쁘장한 여학생이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내가 앉은 좌석의 손잡이를 잡고 섰다. 뽀얀 피부에 단아한 옷차림 한눈에 봐도 귀하게 자란 분위기가 느껴졌다. 흘끔흘끔 그 학생을 보고 있는데 버스가 횡단보도 신호 때문에 멈췄다. 창 밖으로 눈길을 돌리니 남루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상자를 잔뜩 실은 손수레를 절룩거리며 힘겹게 끌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뒷자리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말씀하셨다. “참 불쌍하기도 하지. 쯧쯧.” “그러게.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날도 추운데 고생이 많네.” 그 순간 내 옆에 서 있던 그 예쁜 여학생이 창문을 열고 “아빠” 하고 큰소리로 부르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