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통 작은 분식점에서 찐빵과 만두를 만들어 파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일요일 오후, 아침부터 꾸물하던 하늘에서 후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서둘러 가게를 정리한 뒤 큰길로 나와 우산 두 개를 샀습니다. 그 길로 딸이 다니는 미술학원 앞으로 달려간 어머니는 학원 문을 열려다 말고 깜짝 놀라며 자신의 옷차림을 살폈습니다. 작업복에 낡은 슬리퍼, 앞치마엔 밀가루 반죽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 딸이 상처를 입을까 걱정된 어머니는 건물 아래층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서성대던 어머니가 문득 3층 학원 창가를 올려다봤을 때, 마침 아래쪽의 어머니를 내려다보던 딸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딸은 못 본 척 얼른 몸을 숨겼다가 다시 삐죽..
세상의 따뜻한이야기
2023. 2. 2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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